일상생활에선 순간의 ‘따끔함’으로 끝나는 정전기지만

산업현장에선 얘기가 다르다. 디스플레이 부품 등을 만들 때는

작은 정전기 하나만 일어나도 TV 전체가 불량품이 될 수 있다.

산업용 필름을 감았다가 풀어낼 때 순간적으로 10만㎾ 이상의 정전기가

발생해 근로자의 건강도 위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전기를

방지시키는 기술은 고부가가치 전자제품을 만들 때 필수적이다.

이동훈 ㈜선재하이테크 대표는 부경대 공대 교수로 일하면서

정전기 제거 분야의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0년 첫 국산 정전기제거장치를 만들었는데

마땅한 파트너를 찾지 못했다.

교수 생활을 하면서 창업까지 뛰어든 이유다.

선재하이테크의 ‘방사선 이용 정전기 제거장치’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개발된 기술이다.

기존 코로나 방식 정전기 제거는 제품의 뾰족한 침(코로나)에

고압을 걸어주면 방전이 일어나면서 정전기를 중화시키는 원리다.

선재하이테크의 방사선 방식은 작업공간 전체를 이온화함으로써

코로나 방식의 고질적 문제인 유지보수, 청소 등의

수고로움을 덜어냈다.

선재하이테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두가지 정전기 제거방식에

관한 기술을 모두 보유중이다.

이를 통해 국내 전자 대기업의 LCD(액정표시장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초고집적 반도체의 생산 수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한국 디스플레이·반도체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는 데 힘을 보탠 셈이다.

 

선재하이테크는 정전기 제거기술을 바탕으로

표면처리기 시장에도 진출했다. 연구개발을 거쳐 올해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 라디칼코트(Radical Coat)는 자동차·가전제품에서

접착제로 쓰이는 프라이머를 대체하는 기술이다. 프라이머를

사용한 접착 방식은 비용도 많이 들고 인체에도

유해하며 수작업 방식이기에 생산속도가 느리다.

라디칼코트는 이온화 기술을 활용해

제품 표면에서 특수시약을 일시적으로 태워 화염을 만들어

프라이머와 같은 접착 효과를 낸다.

생산성 향상과 작업자 안전을 모두 지키면서 원가도 절감할 수 있다.

 

선재하이테크는 라디칼코트에 대한 대기업의 평가를 마치고

자동차 내·외장재, 리튬전지, 강판 등 다양한 글로벌 시장으로의

수출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여기에 날개를 달아준 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신시장진출지원자금이다.

신시장진출지원자금은 중소기업이 보유한 우수 기술과 제품의 글로벌화,

수출 인프라 조성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수출 10만달러 미만의 내수 중심 또는 수출 초보기업에는 최대 5억원,

수출 이력이 있는 기업에는 최대 20억원까지 저금리 융자를 지원한다.

중진공이 제때 수출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선재하이테크는

약 400조원으로 추정되는 북미와 유럽의 표면처리 시장 판로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확보한 수출 판로를 기반으로 올해 매출 300억원,

수출 1300만달러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매출은 217억원이었다.

 

중진공 관계자는 “선재하이테크는 지역형 예비유니콘으로

지정될 만큼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있다”며 “세계 시장 선도와 유니콘 기업으로의 밸류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동훈 선재하이테크 대표는

 

“선재하이테크는 그 동안 수많은 국내외 업체들과 경쟁을 해왔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진행해왔다며

“기존 제품의 성능향상과 신제품 개발을 꾸준히 추진함으로써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세종_최우영 기자